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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선정작'에 대해 글을 작성했던 적이 있다. <공연예술창작산실>은 예술의 동 시대성과 다양성, 수월성, 실험성을 지향하는 우수 신작을 발굴하기 위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대표 공연제작 지원사업이며, 매년 단계별 과정 지원으로 우수한 신작을 발굴하는 <올해의 신작>을 선정한다.
[2024 뮤지컬 라인업]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신작'선정작 "키키의 경계성
코로나 시기 잠시 주춤하던 국내 공연시장의 열기가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2024년에도 다양한 양질의 공연들이 한국 관객들을 만나기 위해 준비 중이다. 개인적으로 기다렸던 시라노, 넥스트 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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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올해의신작' 뮤지컬 부문에는 2023년도에 4개의 작품이 선정되었는데, 어린이 대상 작품을 제외한 3개의 작품이 이번 1분기에 처음으로 무대에 오른다. 지난 2월 17일, 선정작 중 가장 기대되었던 작품인 뮤지컬 <이솝이야기> 프리뷰 공연에 다녀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따뜻하고 촉촉한' 신작의 탄생이었다.
공연 정보 : 일정, 장소, 가격, 할인 정보
금도끼 은도끼, 토끼와 거북이, 여우의 신포도 같은 이야기는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모르는 사람이 없다. 모두 '이솝우화'에 실려있는 이야기들이다. 이솝우화는 이솝이 모두 쓴 이야기 같지만, 의외로 누가 썼는지 분명하지 않은 작자미상의 이야기들이다. 고대 그리스 기록에 따르면 기원전 6세기에 살았던 노예로 추정되며 몇 가지 카더라가 있을 뿐이다. 알 수 없는 미지의 영역은 무릇 상상력을 자극하기 마련이다. '이솝'에 대한 궁금증과 재미있는 상상에서 탄생한 작품이 바로 뮤지컬 <이솝이야기>이다. 이솝이야기는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
- 공연 일정: 2024. 2. 16 ~ 2024. 4. 14(초연)
- 공연 장소: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
- 공연 시간: 100분
- 티켓 가격: R석 66,000원, S석 44,000원
- 예매링크: 뮤지컬 〈이솝이야기〉 (interpark.com)
인터파크 티켓
tickets.interpark.com
- 할인 정보: 개막 기념 타임세일 '전석 35%'
- MD 상품: 뱃지, 에코백 등 (폰스트랩, 프로그램북은 입고예정)
시놉시스
아주 먼 옛날, 2,600년도 더 된 아득한 옛날의 그리스 사모스섬.
이 아름다운 섬에는 언제나 이야기가 흐르고 있다.
유난히 폭풍이 사납던 어느 날 밤, 노예 '한나'가 아들 '티모스'와 어린 주인 '다나에'에게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었다.
이야기를 사랑하는 그리스의 신들과 정령들도 그들 곁에 모여든 행복한 순간, 거세지는 폭풍에 어린 딸 다나에가 걱정된 '파빌로스'가 다나에의 방에 찾아온다.
한나는 주인의 방에 들어오면 안 된다는 규칙을 어긴 아들 티모스를 숨기려다 그만 다나에의 얼굴에 지울 수 없는 흉터를 새기고, 분노한 파빌로스에 의해 티모스도 같은 상처를 나눠지게 된다.
세월이 흘러, 다나에와 티모스는 서로의 하나뿐인 친구로 성장한다. 아버지로 인해 집에만 갇혀 사는 다나에는 티모스와 함께 이야기를 만들고, 그 이야기를 티모스가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것으로 세상과 소통한다.
어느 밤, 신들도 쉬어간다는 사모스의 푸른 밤,
티모스는 푸른 밤바다가 보고 싶다는 다나에와 함께 용기를 내어 몰래 집을 빠져나간다. 불행의 신이 엿듣고 있는 줄도 모른 채 모래알과 파도에 행복을 새긴 두 사람은 결국 파빌로스에게 이를 들키게 되고, 티모스는 아테네에 팔려 가게 되는데...
"꼭 돌아올게. 어떻게 해서든."
티모스는 다시 다나에의 곁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어떤 이야기를 만들고 또 어떤 이야기를 전할까?
그리고 그 이야기는 우리에게 어떻게 전해질까?
캐스팅
뮤지컬 <이솝이야기>에는 6명의 배우가 함께 무대에 오른다. 각 배우들은 1인 다역을 소화하며 다채롭게 무대를 채운다.
※오늘 리뷰할 2월 17일 프리뷰 공연에서 만난 배우들은 노란색으로 표시하였습니다.
티모스: 전성우, 황휘, 이준우
- 대학로에서 꽤 두터운 팬층을 보유하고 있는 '전성우' 배우가 이번 작품을 통해 오랜만에 뮤지컬로 돌아오면서 해당 회차는 이미 많은 티켓이 팔린 상태다. 전성우 배우는 2007년에 데뷔하여 연극, 뮤지컬부터 드라마와 영화까지 다양한 매체에서 활동 중이다. 대학로에서는 이미 인기가 꽤 있었는데, 2019년 방영된 SBS 드라마 <열혈사제>에서 인기가 급상승하였다. 이번에 관람한 회차에는 전성우 배우가 아닌 황휘 배우가 참여했음에도 불구하고, 대기하고 있는 관객들 사이에서 '전성우'라는 이름이 많이 들려왔다.
- '황휘' 배우 또한 2021년에 데뷔한 신예 배우임에도 불구하고 '쓰릴 미', '블랙메리포핀스'와 같은 굵직한 작품에 참여하고 2023년에 팬텀싱어 4에 출연하여 어느 정도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배우다. 이번에 처음 황휘 배우의 작품을 보게 되었는데, 연기하는 목소리가 참 좋았다.
- '이준우' 배우는 전 피겨 스케이팅 선수로, 2017년에 한국 남자 싱글 최초로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 진출한 기록을 갖고 있는 탑급 선수였다. 2021년에 뮤지컬 <라 레볼뤼시옹>을 시작으로 현재 뮤지컬 배우로 활동 중이다. 3년 동안 거의 20 작품에 가까운 작품에 참여하며 엄청난 다작을 하고 있다.
다나에/시타스: 송상은, 장민제
- '송상은' 배우는 영화와 드라마에서 꽤 많이 노출된 배우라 상당히 익숙한 배우다. 하지만 데뷔는 2011년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으로 시작해 벌써 뮤지컬 계에서는 잔뼈가 굵은 14년차 배우다. 이번에 프리뷰 공연에서 처음 관람했는데, 목소리가 너무 좋고 다양해서 처음에는 성우가 내레이션을 하고 있는 줄 알았다. 어른 목소리 + 청아한 목소리 모두 가능한 다재다능 배우다.'
- '장민제' 배우는 2021년에 데뷔한 신인 배우지만 전반적으로 평이 좋은 배우다. 뮤지컬 <데스노트>, <썸씽 로튼>, <비틀쥬스> 등 대극장 극에도 다수 참여하였다.
페테고레/파빌로스/왕: 김대현, 김도빈, 이형훈
Whisper(대지): 강연정, 최미소
2024 뮤지컬 이솝이야기 인터뷰 (페테고레, Whisper 대지)
Whisper(바람): 김서환, 임태현, 조성필
Whisper(물): 선유하, 이정화
2024 뮤지컬 이솝이야기 인터뷰 (Whisper 바람, Whisper 물)
개인적 감상
전반적 감상
작품의 소재가 '이야기' 여서 일까, 목소리가 유난히 좋은 배우들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다나에' 역을 맡은 송상은 배우의 내레이션은 녹음된 성우의 목소리인 줄 알았다. 어렸을 때 들었던 이솝우화 오디오에서 들었던 목소리 같았다. 무릇 뮤지컬은 초대형 팀플이라지만, 무대에 오르는 6명 배우의 균일한 실력과 합이 유난히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작품이었다. 그리고 이번에 관람한 프리뷰에서 배우들이 그것을 꽤 잘 해냈다.
자칫하면 유치하고 뻔해질 수 있는 스토리일 수 있지만, 오히려 어른을 위한 동화 같은 마음 따뜻한 이야기이다. 배우들의 연기력과 위트로 이 이야기에 감동을 더한다. 나도 모르게 눈물을 몇 방울 흘리고 말았다. 여기저기 훌쩍이는 소리가 들렸다.
넘버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의 서정적인 넘버들이 많다. 독특한 멜로디 라인들이 꽤나 좋아서 나중에 실황 OST를 판매하면 꼭 사고 싶다.(내주세요!) 극의 소재도 좋지만, 넘버가 좋아서 '올해의 신작'에 뽑히지 않았을까 생각될 정도였다.
아직도 귀에 맴도는 몇 개의 넘버들이 있다. 위에 올렸던 배우들의 인터뷰 영상에 짤막하게 공개된 넘버들이 있으니 맛보기로 들어보시길.
무대미술 및 연출
이번 작품이 올라가는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은 원형의 무대를 관객이 반 정도 둘러싸며 앉는 구조로 되어있다. 극이 처음 시작될 때 무대 중앙에 하얀 천을 둥글게 두른 공간에서 배우들이 실루엣만 드러낸 채 내레이션으로 첫 서사를 풀어내는데, 내가 앉았던 C구역에서는 실루엣 형태가 굉장히 찌그러져서 보였다. 아마 B구역에서만 제대로 보일 것 같았다. 실루엣만으로 진행되는 부분도 상당히 길어서 초반에 살짝 지루한 느낌이 없지 않았다. 굳이 왜 지글지글한 천으로 실루엣을 만들었을까, 굳이 가렸어야 했나 조금 아쉬웠던 부분이다.
무대 배경은 별도의 구조 전환이 거의 없이 6개의 상자를 활용하여 꾸며진다. 소품도 상자 안에 두어 전반적으로 여백을 많이 둔다. 방안에 들어갈 때는 배우 두 명이 문 역할을 하는 등 최소한의 소품으로 공간감을 다양하게 표현한다.
요즘 뮤지컬 작품들은 대체로 장면 전환 시 완전한 암전보다는 조명이 있는 상태에서 자연스러운 전환을 사용하는 편인데, 이 작품의 경우 암전 시간이 꽤 길게 느껴졌다. 대신 공간과 시간이 완전히 전환되는 느낌은 있었다.
공연장: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
음향이 나쁘기로 유명한 충무아트센터. 예전에 안 좋은 음향에 크게 데고 오랜만에 다시 왔는데, 역시나 음향이 좀 별로였다. 예전에 왔을 때 어느 정도로 안 좋았는지 기억은 안 나지만, 그래도 좋아졌다는 얘기를 들었던 것 같은데,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다. 원래 2023년을 끝으로 재건축에 들어갈 예정이었는데, 모종의 이유로 전면 재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