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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의 햇살이 따뜻했던 오랜만의 날이었다.
넓은 잎을 가진 초록의 식물처럼, 이런 날에는 볕이 잘 드는 곳에 머물고 싶어 진다.
오늘은 그래서 안국동에 있는 서울공예박물관에 다녀왔다.
서울공예박물관 소개
현재의 서울공예박물관이 위치한 이곳은 예전에 조선 왕실가족의 제택 혹은 가계준비를 하던 '안동별궁'이 자리하던 곳이었다. 일제강점기에는 이 자리에 소학교가 개교하였고 1945년 이후로는 약 70년이 넘게 풍문여고가 자리했다. 그러다 2014년 2월에 서울특별시청에서 풍문여고 부지를 700억 원에 매입하면서 학교는 강남구로 이전하고 서울공예문화박물관이 2021년 7월에 문을 열었다. 기존의 풍문여고 건물을 리모델링하여 '모던'시대의 모던함이 건축물에 묻어있다.
박물관 안과 밖 어디든, 그저 무심할 수 있는 장소에도 정교한 공예품들이 놓여있다. 그냥 눈으로만 봐야 하는 전시 대상이 아닌,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공예품들이다.
이용 시간, 가격, 물품보관소 정보
- 관람시간 : 10:00 ~ 18:00(월요일 휴관, 평일, 주말 운영시간 동일)
- ※아카이브실, 보이는 수장고, 보존과학실은 평일(화~금)에만 운영
- 박물관 입장마감 : 17:30
- 야외공간 출입 제한 : 22:00~08:00 동안 공예마당 출입 제한
- 1월 1일 휴관 (공휴일은 운영)
- 어린이 박물관은 인터넷 사전예약 후 관람 가능
- 관람료 : 무료
- 물품보관소 : 전시 3동 1층 위치, 무료
박물관 지도
서울공예박물관에 처음가게 되면 생각보다 넓고 많은 건물들 때문에 동공에 지진이 올 수 있다. 일단 아무 건물에나 들어가 안내해 주시는 분께 문의하면 굉장히 친절하게 관람 순서를 알려 주신다.
전시동은 총 3동이 있고 어린이 박물관은 별도 건물에 위치하고 있다. 전시동 3동은 건물 내부에서 이어지도록 연결되어있어 있어서, 물품보관함에 외투를 넣어도 눈, 비, 찬바람을 맞지 않고 모든 건물을 관람할 수 있다. 전시 1, 3동에는 상설전시실이, 2동에는 기획전시실과 상설전시실 일부가 있어서 원하는 전시가 있다면 건물을 골라서 들어가도 좋다.
기획전시 : KZ프로젝트 '만년사물'
현재 서울공예박물관에서는 2023.12.19~2024.03.10 동안 전시 1동 3층 기획전시실에서 KZ프로젝트 특별기획전 '만년사물'을 전시 중이다. 서울공예박물관과 고려아연의 KZ 프로젝트 첫 번째 전시 '만년사물'은 공예가 '지속가능한 삶'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까 하는 공통 주제를 가지고 있다. 금속공예가 가지고 있는 특유의 지속 가능한 제작 방식은 장기간 사용할 수 있는 작품(또는 제품)을 만들어 낸다. 고려아연이 후원해 온 '올해의 금속공예가상' 수상 작가들의 작품과 제작 이야기를 통해 환경과 미래를 생각하는 금속공예가들의 실천을 엿볼 수 있는 전시다.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것은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시계와 사진기였다. 현광훈 작가는 아날로그 기계장치가 돋보이는 시계, 카메라, 오토마타 등 움직이는 사물을 제작한다. 그는 숨어 있던 기계장치를 노출해 사물의 기능과 구조를 부각하고 관심 밖으로 밀려났던 작동 원리를 보여주는데 전념한다. 실제로 전시되어 있는 작품들은 모두 움직이고 있고, 맞물리는 톱니가 하나하나 눈에 보인다. 작가는 공장 생산품과 달리 안과 밖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물건을 만들고, 이러한 사물을 일상에서 쓰고 즐길 수 있는 삶을 제안한다.
다른 쪽으로 눈을 돌리면 이상하게 숟가락 같이 생긴 숟가락과 포크같이 생긴 포크, 그 외에 정말 도구적 기능이 여실히 들여다보이는 본질에 충실하게 존재하는 사물들이 보인다. 심현석 작가는 필요한 사물을 직접 만들고 그것을 일상에서 충실히 사용하는 공예적 삶을 실천하는 공예가다. 은으로 수공 카메라를 만든 것을 시작으로 장신구와 문구류, 조리도구에 이르기까지 생활에서 쓰이는 다양한 물건을 제작하고 직접 사용한다. 교외의 조용한 전원주택에서 매일 작업하고 식물을 채집하거나 길러서 먹고, 동물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작가의 꾸밈없는 삶의 모습은 그가 만든 단정한 도구에 그대로 투영된다.
이승현 작가의 작품은 한마디로 '텍스쳐'가 독특하다. 금속의 매끈함과 차가움보다는 가죽이나 나무의 따뜻함이 느껴진다. 이승현 작가는 금속 재료와 기법에 대한 심도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풍성한 질감을 표현한 기물을 제작한다. 간결한 형태와 섬세한 세부의 조합이 돋보이는 그의 작품은 직접 만든 무늬 망치로 일일이 무늬를 찍어내거나 성질이 다른 금속 판재를 접합해 하나로 만드는 등 까다롭고 수고로운 수작업을 통해 완성된다.
김동현 작가의 작품을 보고 처음 든 생각은 이건 '아름다운' 예술작품이다'다. 다른 작가들과 다르게 곡선이 만들어내는 유려한 아름다움이 눈에 띄었다. 작가의 수많은 망치질로 구현된 유기적 형태의 주전자와 화병이 독보적이었다.
주소원 작가는 은을 사용해 장신구, 기물, 그리고 조형물을 만드는 작가다. 나뭇잎과 열매, 고치 등 자연물의 형상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이 많았고, 그래서인지 작품의 심미적 조화가 아름다웠다. 그야말로 어디서 '팔아도 되는' 작품들이었다.
전시 연계 프로그램 <공예가의 초대>
전시 기간 동안 매주 목요일 오후 2시~4시 30분에 작가를 직접 만나볼 수 있는 전시 연계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작가로부터 재료와 작업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직접 작업에 참여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참가비는 무료다.
프로그램 일정
2024. 1. 11(목) <따로 또 같이 잇기> 박지은, <평평한 브로치> 김신령
2024. 1. 25(목) <불안의 모양> 한상덕, <동 또는 황동 손잡이 은 스푼> 박성철
2024. 2. 1(목) <금속을 만지고 사용한다는 것 > 이승현, <타래-브로치> 원재선
2024. 2. 15(목) <종이로 만드는 오너먼트> 이영주, <라운드 테이블:관계성과 태도에 관하여> 김석영 x 천우선
2024. 2. 29(목) <현대 보석 공예> 김연경, <기계 장치로 만드는 시간> 현광훈
기념품샵
고퀄의 공예로 만든 화투.. 를 팔고 있었다! 동양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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