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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ㅣ전시

[전시 후기] 조명에 담긴 정성의 기록 <New Heritage>, DDP 무료전시

by 멕먼 2024. 2. 23.

목차

    조명에 담긴 정성의 기록 <New Heritage>, DDP 무료전시

    밤이 서서히 도시를 감싸면, 우리 주변에서 조용히 자신을 드러내기 시작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조명이다. 

    도시의 번화한 거리, 상점가, 공원의 산책로... 어디든 눈을 돌리면 조명이 우리를 따라다닌다. 이 빛들은 공간에 생명을 불어넣어 주고, 단순히 환경을 밝히는 것을 넘어서 우리의 감정과 기억에도 깊게 간섭한다.

    한편 조명은 공간에 존재할 때 비로소 완성된다. 공간과 조명은 서로 의지하고 조화를 이루는 관계를 가지고 있다.

     

    이번에 소개할 전시는 이런 조명에 담긴 정성의 기록을 조명한 <New Heritage>다.

     

    전시 정보: 일정, 관람 시간, 관람료

    • 일정: 2023-11-30 ~ 2024-03-31
    • 장소: DDP 뮤지엄 3F 둘레길갤러리
    • 전시 시간: 10:00 ~ 20:00
    • 관람료: 무료

    조명에 담긴 정성의 기록 <New Heritage>, DDP 무료전시

    전시 개요: <New Heritage>

    " <New Heritage>는 서울디자인재단(ddp)이 진행하고 있는 디자인 전시 시리즈의 6번째 전시로, ‘조명에 담긴 정성의 기록’을 주제로 공간을 완성하는 조명의 은밀한 속 스토리를 전한다. 한국의 산업 중심지였던 을지로의 명맥을 보존하고 지역의 역사와 지식을 지키기 위해 국내의 실력 있는 기술자, 장인들과 함께하며 국내외 실력 있는 디자이너들과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계속적으로 높여 나가고 있는 조명 브랜드 ‘아고(AGO)’와 함께한다."

    - 홈페이지 전시 소개 중

     

    전시 소개 중 흥미로웠던 점은 '인류는 스스로 도구와 함께 진화해왔고 현대사회에서는 디자이너와 생산자가 ‘도구의 진화’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필요와 요구를 파악하고 이미 있는 것들을 비틀어 새롭고 좋은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 그것은 단연코 진화라고 할 수 있다.

     

    "현재 남겨진 것들을 통해, 헤리티지는 결국 그 당시 시대의 진정성 있는 고민과 해결책 그리고 정성을 통해 만들어진 산물들로 이어지는 것이라는 점을 배우고, 이러한 당연한 상식과 과정을 행동하여 미래의 헤리티지를 남기는 브랜드가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 홈페이지 전시 소개 중

     

    전시 후기

    이번 전시 주체인 조명 브랜드 ‘아고(AGO)’는 시대를 대변하는 물건을 만든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지역의 숙련된 장인과 협력하여 전통적 가치와 현대적 가치를 아우르는 절제미를 탐미한다. 브랜드와 회사가 추구하는 '가치'가 이렇게 뚜렷하고 일관될 때는 대체로 '좋은' 제품이 나온다.

    AGO는 정직함과 간결함 그리고 절제된 아름다움을 추구한다.

     

    " AGO는 정직함과 간결함 그리고 절제된 아름다움을 추구한다"

     

    인공의 자연

    "조명은 태양에서 만들어지는 '빛'을 실내로 들여온 '인공의 자연'과 같다는 의미를 담아, 자연물과 조명이 조화되는 비현실적인 공간을 연출하였다."

    - 전시 소개 중

    조명이 없었던 시절에 빛은 '태양' 하나였지만, 인간의 힘으로 그 단일하고 절대적인 힘을 공간 속으로 끌고 들어왔다. 당연하게만 여겼던 이 공간 속의 조명은 어쩌면 몹시도 비현실적인 상황이 아니었을까.

    스퀘어

    "겹겹이 사각 배치된 조명이 공간 속의 공간을 표현한다."

    - 전시 소개 중

    공연 무대에서 사용할 수 있는 소품이 한정적일 때 공간을 분리하는 것은 전적으로 조명의 몫이다. 두 배우가 바로 옆에 서있더라도 조명으로 둘의 공간을 완전히 분리해 낼 수 있다.

    그리드

    "그리드 배치된 조명으로 평면을 만들고, 기울어진 평면으로 공간을 표현하였다."

    - 전시 소개 중

    점은 위치를 표시한다.

    점 두개를 이어서 선을 만들면 거리와 방향성이 생기고 1차원을 이룬다.

    선에 방향성이 생기고 경계와 영역이 생기면 면이 되고 2차원을 이룬다.

    면에 방향성이 생겨 공간이 생기면 입체가 되고 3차원을 이룬다.

     

    조명이 공간에 만드는 빛의 모양은 2차원의 평면이지만, 그로 인해 만들어지는 3차원의 공간 속에 우리는 살고 있다.

     

    스파이럴

    "회전 배치된 조명이 마치 회전계단을 연상시키며 상하 공간을 연결하고 있다."

    - 전시 소개 중

    방향과 상관없이 분리된 여러 개의 공간도 조명을 통해 하나로 연결되기도 한다.

    " AGO는 정직함과 간결함 그리고 절제된 아름다움을 추구한다"는 표어에 너무나도 어울렸던 제품들.

     

    마치며

    특정 브랜드의 조명 전시를 이렇게나 재미있게 보게 될지 몰랐다. 무척이나 기대 이상이었다.

    조명에 대한 끝없는 고민과 투철한 비전이 전시를 보는 이에게 하여금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하는 에너지가 된 듯하다.